(2019) 결혼식 서브스냅_JW 메리어트 동대문
군대에 있을 때 같이 일하던 @대위님, 지금은 @소령이 되신 분이 결혼을 하게 됐다. 당시 @대위님이 스케줄 장교였는데 CQ로 일하며 매일매일 굉장한 밀도의 소통과 부탁, 아저씨 토크를 주고받던 사이였기에 흔쾌히 찍어드리겠다 얘기했다.
당시에는 사실 외출 한번 나가는것도 큰일이었기 때문에, 휴가다~ 생각하고 나갔던 것도 있다. 아직도 그때 대대장실에서 우리 @대위님 제가 사진 함 찍어주고! 마! 하고 오겠습니다!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병장 언저리였고, 전역한지도 한참은 지났다. 요즘은 인스타로 아저씨 따님(굉장히*100 귀엽다) 사진 보며 따봉 하나씩 날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연락을 주셨다.
그때 사진 너무 좋았는데 자기 동생도 곧 결혼하게 되었다고 사진을 부탁해서 생각난 김에 오래전 사진을 꺼내보는김에 사진을 올리게 됐다. 나름 사진 카테고리를 만들어놨는데 올린 사진이 하나도 없어서.


결혼식이야 종종 하객으로도 가보고 사진도 찍어봐서 큰 감흥이 없을줄 알았는데, 역시 호텔은 호텔이었다. 꽃이.... 난 촌놈이라 잘 몰랐는데 끝나면 직원분들이 나와서 다 포장해주고 하객들 나눠주고 하시더라.


현역 장교의 결혼은 이런거구나.. 맨날 테니스 치던 아저씨들이 차려입고 예도 들고 하는데,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 플레어가 참 예쁘게 나와서.. 역시 돈 주고 빌려온 값 하는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베스트컷이지 않나 싶다. 모자이크로 가리는 게 너무 아까울 만큼 두 분 표정이 너무 좋아서 나도 찍고 기분이 좋아질 정도였다.

모자이크 하기 귀찮아서, 하고나니 의미가 사라져서, 몇 개 사진들을 넣었다 뺐다. 누가 보겠나 싶지만, 다른 사람 사진이기도 하고.


프로작가는 아니지만 이렇게 종종 행사 사진을 찍을 일이 있다. 포즈까지 지정해 가면서 찍는 진짜 스냅은 재능이 없는 듯 하고, 열심히 뛰면서 좋은 표정을 담는 스냅은 그나마 발로 뛰면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어서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결혼식은 특히 신경 쓰게 되는데 누군가의 일생에 딱 한번 있는 순간이기도 하고,그 자체로도 너무 의미 있고 벅찬 순간이라 최대한 예쁘게 담아주고 싶은 마음도 들어서 더 그렇다.
메인사진은 받는데 상당한 시간이 든다는 얘기도 많이 들어서 될 수 있으면 당일에 잘 나온 몇 장이라도 보정해서 보내주려고 한다. 실제로 항상 많이 고맙다는 얘기를 들은 부분이기도 하다.
주변에 프로로 뛰는 선배도 있고, 서브스냅으로 온 지인이 화각에 걸려 방해가 된다는 글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항상 조심스럽고 걱정되는 일 이기도 하다. 최대한 망원으로 조심조심 다니지만 가끔 거슬렸던 순간도 분명 있을거다.
그래도 한번 찍고나면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정확해야 하기때문에 프로세스가 긴 메인작가와 달리 가볍게 신랑과 신부, 지인들의 표정을 담고 빠르게 전달해 주는 일 또한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부탁이 오면 어지간해서 거절하지 않고 즐겁게 나가는 편이다.
곧 있을 촬영을 위해 미리미리 실력을 끌어올려놔야겠다..! 70-200도 사놓으면 좋을 텐데.. 참 좋을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