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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LM] 유효기간 지난 Kodak max 400
    사진 2022. 9. 12. 21:40

    작년에 XA를 사면서, 당근 아저씨가 뒤져보니 있었다~ 하면서 필름을 하나 줬다. 

    Kodak MAX. 아마 최근에 판매되는 ultramax 의 이전 버전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무려 전천후 필름, 자동카메라/줌 카메라 용으로 ISO 는 400 이었겠지만, 유효기간이 20년 가까이 지나가는 와중에 큰 의미가 있진 않을 것 같다.
    요즘 유효기간이 지난 필름이 유행아닌 유행이라고들 하던데, 사실 나는 별로 관심은 없다. 필름은 아무리 자동 카메라를 사용한다 해도 한장한장 신경써서 찍게되는데, 그렇게 찍은 사진을 랜덤에 맞겨야 한다는게 썩 맘에 들진 않아서 그렇다.

    어차피 받기 전부터 충분히 맛이 갔을 것 같기도 하고, 이걸 굳이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냥 방치해 두다가 얼마전에 심심해서 한번 XA 에 넣고 다녀봤다.

    두스탑~두스탑 반 정도 낮춰서 100과 75 그 사이 어딘가쯤에 맞추고는 사진전도 가고, 길거리도 찍고 하면서 열심히 찍었는데, 문제는 중간에 카메라를 떨어트렸다는거다.
    카메라야 다행히 멀쩡한 것 같지만, 78년산 할아버지 카메라는 아주 살짝의 충격에도 카운터를 놓쳐버렸고, 0으로 초기화된 카운터에 놀라서 필름백을 열어버린탓에 빛 받은 놈들은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몇장 찍은지도 몰라서 적당히 로딩해서 여기까지 찍었겠지~~ 하면서 다시 감고, 공셔터를 날리길 반복했더니 결과적으로는 이중, 삼중 노출에 많이도 날아간.. 망한필름이 되었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억지로나마 찾자면

     

    카르티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 사진전에서 마음에 들어 찍은 인물사진과 가로, 세로의 사진이 우연히 인물로만 찍힌 사진.. 의도치 않은 3중 노출이지만 이것도 나름 결정적인 순간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우연히, 웨스 웬더슨" 사진전의 사진과 갑천 이 또한 러닝 하는 커플과 표지판, 그림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아마도 갑천의 아파트와 봉명동 내 집앞의 풍경 이중노출, 아파트 산과 나무가 절묘하게 맞아 재밌다.

    이중노출이 아니었다면 더 좋은 사진이었겠다 싶다가도, 어차피 유효기간이 지난 필름이라 만족스럽지 않았을 사진들이 이렇게나마 재미있게 찍힌게 좋은것 같기도 하다.

    나중엔 상태 좋은 필름으로 의도한 이중노출을 찍어볼까.. 싶다가도 귀찮게 왜 그런짓을 하나 싶기도 하고.. 여튼 걱정했던것에 비해 괜찮은 한 롤이었다.

    Camera : OLYMPUS XA
    Film : Kodak MAX 400 (Out dated)
    Development : 중앙칼라(노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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